신카가 없는 이유 이렇게살고있어



직장 생활 만 3년차, 나는 신용카드가 없다.
그래서 일련의 할부 혜택도, 신카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포인트도 누리지 못한다.
백화점 가서 뭘 사면 "일시불이요?" 하는 매장 언니의 말에 "체크카드예요~"하고 대꾸해 드린다.

사람들이 "엥? 왜 신카가 없어?" 라고 하면 "언제 퇴사할지 몰라서"라고 받아쳐줬다.
변명 같지만, 말이사 맞는 말이다. 나는 언제든 회사를 박차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다.
당장의 빚이 없다는 게, 내게 호기로움을 선사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정말이지 회사에서 내일이 없이 산다. 상사들한테 하고픈 말 따박따박 다 하고, 불합리한 건 안 한다.

불과 1년 전, 자취하던 시절에도 그 많은 월세는 낼지언정 대출은 받지 않았다.
함께 서울에서 노마드 생활을 전전하던, 같은 일을 하던 오빠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야, 아무리 봐도 전세 담보 대출 받고 이자 내는 게 월세 내는 것보다 이득 아니냐?"
"응, 그치. 맞긴 맞는데...그래도 빚내긴 싫어서."
"하긴, 이 놈으 회사 언제 그만 둘지도 모르는데."
"어, 내 말이..."

근데 결국 그 오빠는 전세 담보 대출을 받았고, 그리고 또 운명처럼 꿈을 찾아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꿈을 좇기 일보 직전, 다시 취업을  했다. 아무래도 대출에 따른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결혼 생활을 시작한 친구는 집을 사면서, 앞으로 16년 간 빚을 상환해야 한다고 했다. 결혼을 감행한 그 용기도 대단하지만, 남편과 함께 16년이나! 빚을 갚기로 마음 먹었다는 것도 결혼 못지 않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부가 부럽긴 하지만, 그래도 신카는 안 만들 생각. 신카가 주는 각종 포인트는 아마도 연말정산에서 체카가 주는 이득과 치환이 가능할 것 같고, 이렇다 저렇다 해도 나는 빚지기 싫으며 일련의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그러나 말은 그럴싸하게 해도, 신카를 만들면 내 씀씀이가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제일 우선이다 ㅋㅋㅋ) 

어찌 보면 이는 지금의 생활에 확신이 없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 생활에 대한 확신이나 만족 여부를 떠나서,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게 나의 목표다. (신카가 없다고 당장 밥벌이를 때려 치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은행 가서 신카가 없다 그러면 계장님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정말요?" 하더라.
언젠가 만든다면 계장님한테 가서 만들게요. 지금은 생각 없어요.


덧글

  • 타마 2017/04/17 14:56 # 답글

    저도 신용카드는 전혀 쓰지 않고 있네요. 비상용으로 하나 있긴 하지만... 한번 쓰고나면 결제일까지 못기다리고, 다음날 바로 선결제...
    빚으로 사는게 이득일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빚은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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