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룩 > 전 남친을 만날지도 모르는 결혼식에 데일리룩

기구하고도 기괴한 날이다.

오늘은 근무 날인 동시에 좋아하는 선배의 결혼식 날이다. 마침 선배의 결혼식장은 회사 근처여서 근무 중 잠깐 짬을 내 다녀올 요량이었다. 그런데...

어젯밤 술에 거나하게 취해 잠들었던 나는 새벽 5시쯤 급한 일을 하기 위해 잠깐 깨야 했다. 급히 노트북을 덮고 다시 잠을 청했는데, 이번에는 늦잠을 잤다. 30분 만에 머리 감고 옷 입고 하객 화장을 마무리 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 입술과 눈썹은 회사에서 그려야지, 하고 마구 뛰었는데 이번에는 지하철을 놓쳤다. 화장은 화장대로 엉망에 지각은 덤이다.

우여곡절 끝 오늘의 착장. 전에 한효주 원피스를 따라 JJ지고트에서 구매한 그 핑크 레이스 원피스다. 원래는 저거 말고 자라에서 산 그레이시한 톤의 원피스를 입을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 결혼식의 기괴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소개팅으로 한 번 만났던 남자와 전 남친을 모두 만날지도 모르는 절호의 기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그런 이들을 세트로 만날 자리에 우중충한 옷을 입고 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 날도 좋은데.

베이지 핑크인 원피스 색을 감안해 (여전히 추움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살스를 신었다. 가장 애매한 게 구두였는데, 워낙 까마귀룩을 선호하고 걷기 편한 로퍼, 앵클부츠, 스니커즈 등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신을 만한 펌프스가 없었다. 베이지톤의 기본 펌프스면 딱이겠는데 가진 거라곤 세라의 블랙 펌프스 밖에 없어서 그걸 신었다... 면접 구두가 따로 없네.

아우터도 밝은 게 없어서 결국 더 아이잗 콜렉션의 블랙 트렌치로 갈음. 이럴 때 입으라고 사람이 어두운 옷이 있으면 밝은 색 옷도 있고, 구두도 있어야 하는 거다. 날만 안 추우면 트렌치는 사무실에 벗어두고 총총 걸어갔다 오고 싶다.

아무튼, 날은 좋네. 결혼식 하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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